 국내 진단키트 초강자… 해외선 이미 기술력 인정, 상반기만 수출 200만개
1회만에 무증상 감염자까지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 "해외서 잇단 러브콜"
'나이팅게일센터' 세계 첫 이동검진센터… 검체 채취~판정 현장서 원스톱
집단감염 신속차단 가능한 진단플랫폼… 공항·병원응급실 등 활용도 높아 원본보기 현병택 바이오스마트그룹 부회장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박영서 논설위원이 묻는다
현병택 바이오스마트그룹 부회장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최대 공항인 마나스국제공항. 이 곳에선 입국자들은 코로나19 감염여부 결과를 한 시간이면 통보받는다. 이렇게 검진 결과가 빨리 나오는 것은 한국기업 에이엠에스바이오의 '나이팅게일 센터' 덕분이다. '나이팅게일 센터'는 원스톱 PCR(유전자증폭) 검사진단 플랫폼이다. 현장 검사가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이동식 방역센터라 보면 된다. 공항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자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나이팅게일 센터'를 전국에 확대·설치하기로 했다. 세계에 'K-방역' 제품의 우수함을 각인시키는 일을 한국 토종업체 에이엠에스바이오가 해내고 있는 셈이다.대담 = 박영서 논설위원◇"빠르고 정확한 진단키트로 성공신화 쓰겠다"=바이오·스마트솔루션·에너지 사업을 펼치는 바이오스마트(BS)그룹의 계열사인 에이엠에스바이오는 진단키트와 장비, 두 가지를 모두 만들수 있는 국내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진단과 관련해 모든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진단키트 개발 경쟁에서 '속도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러한 그룹의 바이오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는 IBK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의 현병택(사진) BS그룹 부회장이다.현 부회장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회사가 진단키트 분야의 초강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미 해외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각국으로 진단키트가 수출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진단키트 누적 수출량만도 200만개를 넘었다"고 말했다. 현재 아랍에미레이트(UAE)의 토호국인 두바이를 비롯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 15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이 회사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PCR 방식으로 코로나19를 1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다. 이미 일반사용 승인을 받았다. 민감도는 100%다. 즉, 1번만 검사해도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특이도는 99%다. 다른 바이러스에는 반응을 안 하고 코로나19에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특이도가 99%라 무증상 감염자까지 쉽게 판별해 낸다. 정확성과 속도성을 모두 갖춘 셈이다.현 부회장은 "검사 정확도가 높아 1번만 검사해도 되며, 검사 결과도 1시간 내에 나온다"면서 "해외에서 좋은 평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수출 대상국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수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회사의 또 다른 강점은 다른 진단키트 제조업체와 달리 자체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여주시에 대형 공장이 있다. 한 달에 1억2000만명이 검사 가능한 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최대 진단키트 생산시설이다. 기술개발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BS그룹은 지난 2006년 우리나라 1세대 유전체진단기업(디지탈지노믹스)을 인수한 이후 15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었다.현 부회장은 "진단키트 등 수출 상황에 따라 올해 에이엠에스바이오의 매출액이 3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증시 상장에 도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나이팅게일'도 놀랄 초스피드 검진센터=이렇게 기술개발에 총력을 쏟다보니 진단키트 뿐 아니라 관련된 다른 제품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코로나19를 포함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때 필요한 진단장비인 PCR 기기, DNA·RNA 추출기계, 항체 형성 여부를 알 수 있는 중화항체키트, 사람의 침을 통해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타액진단키트 등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특히 '나이팅게일 센터'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동형 검진센터다. 1853~1856년 벌어진 크림반도 전쟁에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병원을 전투현장으로 배치해 사망자를 엄청나게 줄인 것에 착안해 이같은 명칭을 붙였다. '더 빠른 결과, 더 편한 진단'이 '나이팅게일 센터'의 모토다.현 부회장은 "코로나19에 가장 이상적인 대응은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검사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나이팅게일 센터'가 여기에 딱 맞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채취한 검체를 별도의 분석기관으로 따로 옮길 필요가 없이 검사부터 판정까지 현장에서 한 번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현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코로나19 검사법은 PCR 방식이다. 검체를 검사기관으로 가져가야 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3~6시간이 걸린다. 이로 인해 검사를 받은 사람은 최대 24시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하지만 신속 PCR 검사는 이런 PCR 검사의 단점을 해소했다. 한 단계 진화된 진단방법인 셈이다.현 부회장은 "이 센터를 이용하면 1시간내에 결과를 알 수 있다"면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은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가능하게 해준다"면서 "더구나 무증상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단감염을 신속하게 차단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까지 가져온다"고 설명했다.게다가 건당 검사비용도 기존 기기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비용은 검사기법의 개선으로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이런 장점 덕분에 '나이팅게일 센터'는 해외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짝퉁 '나이팅게일 센터'도 나왔다고 한다.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결과가 나오니 당연한 반응이다. 현 부회장은 "나이팅게일 센터는 공항, 항만, 병원응급실 등 신속 진단이 필요한 장소에서 특히 용이하다"면서 "앞으로 수출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이와함께 회사는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진단시약 개발에도 착수했다. 기존 냉장·냉동 보관의 번거로움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 부회장은 "상온 보관 시약은 냉장·냉동 시설이 빈약한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에 대거 수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코로나 해법은 '진단'에서 찾아야=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결국 2000명을 넘었다. 여기다 '돌파 감염' 사례도 심상치 않아 크게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국면 전환을 가져올 새로운 방역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이와 관련해 현 부회장은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진단 부문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진단-백신-치료제라는 '쓰리 트랙'을 통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문제는 백신은 부족하고 치료제 탄생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점이다. 다행히 진단 부문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진단 부문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현 부회장의 진단이다.현 부회장은 "진단이 신속하고 정확해야 양성 환자들을 즉각적으로 가려내 이들을 격리함으로써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1시간 이내에 검사받고 검진결과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어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사 방법을 다양화하되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면 코로나 시대에서 방역과 경제·일상 모두를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신속PCR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 여주시가 여주 시민들에게 적용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가 적극적으로 질병관리청에 사용을 제안하면서 유명해졌다. 여주시는 2020년 12월 23일 국내 처음으로 신속 PCR 검사를 시작했다. 찾아오는 시민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집단시설의 직원들도 주기적인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그 결과 지역내 집단감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상인들도 신속 PCR 검사를 받으면서 시민들은 안심하고 시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검사-진단에 소요되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여주시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현 부회장은 "이번에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방역 패러다임의 전환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민생의 어려움과 국민의 피로도 등을 고려해 보면 현실적으로 방역의 강도를 더 높이기 어려운 만큼 진단 부문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방역과 경제 모두를 살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현 부회장은 IBK 기업은행 행원으로 시작해 부행장, IBK캐피탈 대표 등 32년간 금융계에 몸담았다. 적극적인 시장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BS그룹에 합류하게 됐다. 그룹의 미래전망이 밝고 여성기업인 박혜린 그룹회장의 경영철학에 매료되어 영입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BS그룹은 스마트솔루션(바이오스마트, 보나뱅크)·에너지(옴니시스템)·바이오(라미·한생화장품, 오스틴제약, 에이엠에스바이오)·문화컨텐츠(시공사) 부문의 9개 기업으로 구성된 젊은 중견그룹이다.pys@dt.co.kr, 박영서(pys@d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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